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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에 대한 기억…어디에 묻을가
 
발포인:김혜숙 발포시간:2019-09-18 클릭:

2019-09-18 09:29:45

길지 않은 추석련휴가 끝나고 모두가 일상에 복귀해 있다. 추석은 일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을 수확하는 기쁨을 나누는 날이며 조상의 묘소에 가 성묘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특히 조선족은 전통적으로 추석이 되면 조상이 묻혀있는 묘소를 찾아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내는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겨왔으며 이러한 의례를 갖추지 못하는 것은 자손이 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의식구조가 보편적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면서 어쩔수 없이 변화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핵가족화, 소자녀화에 의해 지금까지 가계를 이어왔던 조상무덤 관리 체제를 유지할수 없는 등 사회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껏해야 고향에 하루 반 정도를 머물 수 있었지만 올해 추석, 김일(가명, 37세)은 고향행을 강행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다. 작년 6월에 김일의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떴다. 당시 한국에 있었던 김일은 뒤늦게 아버지의 사고소식을 듣고 고향집으로 달려왔지만 끝내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그것이 마음에 한으로 남아 김일은 지난 6월 아버지의 돐제를 지내기 위해 고향에 돌아왔었지만 추석에도 다시한번 고향을 찾았다.

“납골당에서 아버지의 납골함을 찾아 간소한 제사를 지내며 마음이 무거웠다. 아버지 생전에도 효도를 충분히 하지 못했지만 당장 내가 처한 상황 때문에 나는 더큰 ‘불효’를 저질러야 한다.”

한국에 정착해 살며 건축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김일은 분망한 업무 때문에 1년에 한번 고향에 돌아오기도 힘든 상황이였다. 하여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명절이 되면 부모님이 함께 한국을 찾기도 했다. 그는 이제 어머니를 자신의 곁으로 모셔갈 생각이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묘지를 쓰고 싶지만 사정 때문에 자신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할 경우, 대부분 친척들이 다 외지에서 살고 있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를 대신해 성묘를 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년로한 어머니의 손을 바라는 것도 장구지책은 아니였다. 이런저런 계산을 다 해봐도 앞으로 ‘주인 없는’ 묘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김일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어머니와 상의 끝에 3년제까지 지내고 묘지를 쓰지 않고 아버지의 유골을 강에 흘려버리자고 결정했다. 하지만 아버지께 불효를 저지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최근 들어 김일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농경문화가 그 색이 점차 바래지고 집거의 개념이 해체되고 도시 진출, 해외 진출이 보편화된 지가 오래다. 실향 아닌 ‘실향민’이 돼버린 오늘날의 대부분 도회인들, 그런 그들에게 조상의 묘소를 모시는 일이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것만은 사실이다.

김화(가명, 40세)는 열여섯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살아생전에 본인이 돌아가시면 절대 묘자리를 쓰지 말고 화장하라고 했다. 골회함도 하지 말고 본인이 태여나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곳의 강물에 뿌리고 3년제까지만 지내라고 당부했던 것이다. 또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묘소도 자신이 살아계실 때까지만 제사를 지내고 자신이 사망하면 더 이상 돌보지 말라고 일렀다고 한다.

“아버지는 나중에 너희들이 어디에 가서 살지 모르니 부담이 된다며 당부했는데 그 당시에는 아버지가 너무 건강하시니 흘려들었다. 그런데 본인의 앞날을 예감이라도 한 것인지 그로부터 얼마 후에 정말로 아버지는 급작스런 질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만 해도 내가 살던 시골에는 묘를 쓰던 때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고인의 뜻을 따르느냐, 묘지를 쓰느냐를 두고 시비가 있었다. 결국 아버지의 뜻을 따랐고 몇해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화장하는 걸 본인이 원했기에 화장해서 날려보냈다.”

김화는 “매년, 청명과 추석을 맞아 다른 사람들이 조상들의 묘를 찾아 례를 갖추는 모습을 볼 때면 갈 곳을 잃은 아이처럼 허전한 마음이 들지만 형제들이 모두 한국에서 살고 있고 나 혼자 중국에 있는 상황에서 일년에 두번 제사를 지내고 묘지 네개를 돌본다는 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나는 70후 세대인데 우리 부모님이나 조부모님 세대에는 태여난 곳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묘지를 쓰고 돌볼 수가 있었던 것 같다. 지구촌 곳곳에 흩뿌려져 살고 있는 지금의 세대, 그 이후의 세대한테 계속해서 ‘효’라는 굴레를 씌워가면서 묘자리를 쓰고 돌봐야 한다는 건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효’를 실천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연길에서 한 사업단위에 근무하는 허철(가명, 35세)은 몇달 전에 아버지의 3년제를 마쳤다. 어머니는 자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아버지의 묘소를 쓰지 말 것을 건의했지만 허철은 그 의견을 반대했다. 상황이 되는 만큼 아버지의 ‘흔적’을 지켜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죽음이 남긴 육신은 현실적으로 그 어떤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버지를 마음에 기억해두면 그것도 효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언젠가 나도 늙어 이 세상을 떠날 때가 오게 될 것이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아버지의 묘소를 정성껏 돌볼 여유는 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허철은 ‘아직 아버지의 묘소를 어디에 쓸 것인지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공동묘지를 구매하거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혀있는 고향으로 모실 생각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허철은 앞으로 아버지의 묘소는 물론 돌아간 아버지를 대신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소까지 돌봐야 한다. 그는 “힘들겠지만 후손이 된 도리를 다 하고나면 자신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요즘은 산에 사사로이 묘지를 앉히는 것이 금지되여있는 데다가 걸핏하면 수만원을 웃도는 공동묘지의 가격에 발목을 잡혀 조상이나 부모의 묘지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추석과 같은 때면 납골당에서 납골함을 찾아 자리가 나지는 대로 놓고 부랴부랴 제사를 지내는 일도 비일비재이다. 사람이 많고 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자연 혼잡한 상황이 빚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여러 의례들이 간소화되고 형식적이 돼버려 정체불명의 의식이 되고 만다.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조선족 전통 상례풍속과 문화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망자에 대한 ‘기억’을 어디에 묻어야 할가?

여러 전통관념의 변화에 따라 최근 국내의 장의업계는 점차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추세이다. 료해에 따르면 전국 24개 성에서는 토지사용을 줄이기 위한 생태안장에 관한 구체적 실시방안을 정식으로 내왔으며 오는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고인을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나무, 화초, 잔디 주변에 묻는 친환경 장송방법의 리용률을 50%에 달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송방법은 전에는 단순히 유골을 분쇄해 산골하던 것과 달리 흙에 묻으면 자연 분해되는 납골함에 유분을 담아 나무, 화초, 잔디 주변에 묻음으로써 자연에서 와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의 륜회를 상징적으로 담아낼 수 있으며 토지사용률을 줄일 수 있고 장례성본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민정부는 토지사용률을 줄이기 위한 생태안장의 서비스수준을 대폭 제고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여러 도시와 향진의 공익성 공동묘지들에서는 적극적으로 생태안장의 방식을 추진하고 있고 부분적 경영성 공동묘지들에서는 생태안장구역을 건설하고 있는중이다.

애니메이션 <코코>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이미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려.”

뮤지션을 꿈꾸는 소년 미구엘이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의 기타에 손을 댔다가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죽은 자들의 세상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사람이 진정으로 죽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잊혀졌을 때라는 것…

비록 생을 달리했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망자를 떠올려주고 망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삶과 죽음은 언제나 서로를 다독이며 함께 있는다는 말은 어쩌면 모든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가…

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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