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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캉가루족’··· 빠듯한 삶의 청춘들에게 희망을!
 
발포인:김혜숙 발포시간:2020-05-09 클릭:

2020-04-15 09:37:44

신조어들은 사실 현대사회의 단면을 한 눈에 보여주는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캉가루족, N포세대, 하우스 푸어 등 최근 자주 접하는 신조어들이다. 캉가루족은 ‘직장과 독립할 능력이 있지만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를 이르는 말’이며 N포세대는 련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에 거기에 인간관계마저 포기한 20, 30대를 뜻하는 말이다. ‘하우스 푸어’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리자 부담때문에 겉보기엔 ‘빛 좋은 개살구’일지 몰라도 실상은 여유없이 살거나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집 노예’, ‘달팽이족’ 등 신조어 탄생으로 이미 사회적 이슈가 된지 오래다. “안 사는 게 아니라 못 사는 것이다. 캉가루족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내 집 마련이 거의 불가능하다!” 

◆‘내 집 마련 평생 어려워! 혼자로는 거의 불가능’

지난해 북경시 20, 30대의 평균월급이 4800~6500원 좌우라는 현실로부터 분석해 볼 때 현재 북경시 집값 평균 시세로 내 집을 마련하려면 대개 25년 좌우가 걸린다는 통계가 나왔다. 그것도 소비하지 않고 월급 그대로 모은다는 비현실적인 가정하에서 나온 수치이다. 북경, 상해, 광주 등 국내 1선 도시에서 20, 30대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은 정말 ‘하늘의 별 따기’이다. 소득은 뻔하고 제자리지만 집값은 천문학적 수치로 올리뛰다 보니 일반 가정에서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이 30% 오를 때 집값은 70% 껑충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싶다. ‘내 집 마련’에 있어 부모에게서 목돈을 빌리거나 높은 집대출을 강행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고저 하는 청춘들은 결국엔 ‘하우스 푸어’ 또는 ‘달팽이족’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 십상이다.

그들이 이렇게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된 가장 큰 리유는 바로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학적으로 립증됐다.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대학을 졸업해 취업하고 한푼 두푼 열심히 모으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았는가. 하지만 요즘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고 설령 취업에 성공해도 사회 초년생의 혼자 힘으로는 집 한채를 산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북경시 한 관광대행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현선(28세. 미혼)씨는 이제 막 3년 차 사회 초년생의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은 먼 나라 얘기라고 말한다.

20, 30대들은 초기 자금이 낮아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택공적금대출 또는 은행의 일반 주택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속에서 20, 30대들은 선택의 기로에 내몰리게 된다.

빚을 낼 것이냐, 포기할 것이냐.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한 내 힘으로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집대출의 20~30%에 달하는 선불금조차 부모가 대주지 않는다면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이다.

◆20, 30대 4명중 1명 ‘캉가루족’

이른바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시대보다 도리여 부모가 자녀를 ‘모시고’ 사는 시대, 늘어나는 캉가루가족의 실태는 어떠할가.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캉가루족 현상이 지난 10년 사이 40% 이상 증가하면서 중년 자녀와 손주를 돌보며 사느라 각종 부담에 시달리는 로년층도 날로 늘어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4억의 80, 90후들의 부동산구매 실체’의 설문조사에서 60세 이상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와의 동거 리유를 물은 결과 ‘자녀가 경제적인 리유 등으로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서(29.0%)’, ‘손군 양육 등 자녀의 가사를 돕기 위해서(10.5%)’ 등 ‘자녀 부양’을 위한 것이라는 응답이 40% 가까이에 달했다.

현재 연길에서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태용(36세, 가명)씨 부부는 결혼 후 80여평방메터 되는 신혼집을 마련해 생활을 하다가 아이가 태여나면서부터 부담이 커졌다. 가게는 가게대로 일손이 부족하고 애를 돌볼 겨를이 없어 할 수 없이 결국 집을 처분하고 2년 전부터 ‘처가살이’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맞벌이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경제적인 어려움 해소와 아이를 돌봐줄 수 있다는 리유가 컸기 때문이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미혼의 아들과 함께 사는 김모네 어머니도 “아들 장가보낼 꿈을 접은 지 오래다”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지금껏 쌓은 ‘업적’은 없고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핑게로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아들이 탐탁치 않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말한다. “결혼은 둘째치고 따로 나가 살 형편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김모네 어머니의 솔직한 심정이였다.

‘다 커서도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자식이라고 부모세대는 한탄하고 근심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부모에 기대여사는 ‘캉가루족’들의 립장 또한 경제적으로 쉽게 자립할 수 없는 씁쓸한 현실의 ‘민낯’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지금의 20, 30대는 부모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최근 사회문제가 된 결혼 기피 현상과 저출산은 사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개인의 대응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캉가루족 증가 리유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아진다.

실업, 실물경제 위기, 자녀 양육의 어려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부모와의 ‘동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닐가 추측해본다.

◆포기 넘어 ‘무소유’의 삶··· 가심비 따지는 청춘들

현재 항주의 모 의류가공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주령(31세)씨는 ‘가심비’ 높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김씨는 지금 자기 형편으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녀는 집 살 돈을 모으는 것보다 친구들과 려행을 다니거나 맛집을 찾아다니고 유명한 가수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족과 친지들이 주변에서 걱정을 하지만 지금의 나의 삶에 아주 만족한다. 포기하니 마음도 편하고 삶의 질도 오히려 높은편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현실의 벽에 부딛치는 경험이 계속 루적되면서 청년들은 포기하기 전에 소유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현재 포기를 넘어 ‘무소유’를 선택한 이들은 집을 마련함에 있어서도 예전과는 다른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한번에 알게 해주는 단어가 ‘가심비’이다.

‘가심비’는 가격이나 성능보다 ‘나에게 얼마나 만족을 주는지’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된 세태를 반영한다. 단 한번 제품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도 주관적 만족을 줄 수 있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게 요즘 젊은 세대이다.

가심비를 중시하는 청년들은 그래서 다양한 경험과 색다른 체험을 찾는다. 기성세대가 다년간 저축해 부동산 등 ‘고정재산’을 구입했다면 청년세대는 현재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주관적인 만족도를 높이길 원한다. 려행 경비를 마련하거나 공연이나 전시 등 여가 문화생활을 위한 지출을 망설이지 않는 것도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른 20, 30대들의 소비 특성이라 말할 수 있다.

결국 기술의 진보와 함께 어려운 경제형편에서 개인의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청년들의 특성이 더해져 가심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의 문화는 향후 더 크게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차원적 해법이 필요한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부모 집에 눌려사는 것”, “굳이 내 집이 꼭 필요한가.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인데 집 노예가 싫다.”

“치렬한 경쟁과 취업난이 이어지는 구조에서 최대한의 심리적 만족을 얻기 위한 선택이고 나 자신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을 주고 싶다!”

캉가루족을 지칭하는 년령대 또한 기존의 대학생에서 현재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확대되는 전반 사회적 분위기이다. 일부 대학생의 한심한 세태를 뛰여넘어 이젠 사회구조적 요인에 따른 광범위한 사회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캉가루족’은 이제 다차원적인 해법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더 이상 청년들이 캉가루족이 되는 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이미 그릇되고 고리타분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여오르는 집값, 물가, 치렬한 취업난과 실물경제 타격 등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청년층이 ‘캉가루족’으로 될 수밖에 없고 경제적으로 합리적 선택을 하여 하루빨리 빠듯한 삶을 청산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도록 사회적인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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