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허련순의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이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지난 1년간 《연변문학》에 련재된 데 이어 일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 소설은 허련순의 여덟번째 장편소설이다.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은 혈통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족 개념을 말하고 있다. 위씨네는 마을에 사당을 세우고 결혼할 때에는 사당상단에서 식을 올리고 사람이 죽으면 사당하단에서 식을 올린다. 즉 사당은 이들에게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실존의 현장이다. 가족과 상실 그리고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가족의 존재론적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려고 하였으며 인간의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씨네는 수백년 동안 순 한족 혈통으로만 이어져 내려왔다. 그러다가 제5대 장손인 위가보가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민도희라는 조선족 녀자를 알게 된다.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지만 아이를 낳지 못한다. 5대 장손으로서 후대를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위가보와 민도희는 리혼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림종이 가까워지자 위씨네 가문의 비밀을 터놓으면서 이야기는 대 반전을 가져온다. 위씨네 가문의 장자인 위가보의 아버지는 원래 위씨가 아니였다. 누가 사당에 몰래 가져다놓은 아이를 할아버지가 데려다키워 장자로 세웠고 그의 아들을 장손으로 세웠다. 할아버지는 후에 아들을 둘이나 더 낳았지만 끝까지 데려다키운 아들을 장자로 세웠고 그 아들은 성이 장씨였지만 위씨네 장자로 동생들을 잘 보살피고 부모를 모시면서 위씨네 가문을 지켜왔다.

끝까지 비밀을 지키고 데려다키운 자식과 친자식을 차별시하지 않고 키웠다는 면에서 할아버지의 인간애가 돋보이지만 맏아들 노릇을 하면서 동생들을 공부시키고 출세시켰으며 형제들중 혼자 고향에 남아서 부모를 부양한 양자의 립장에서는 희생된 삶일 수도 있다. 동생들 립장에서도 성이 다른 사람이 가문의 장자로 형노릇을 했다는 것이 어이없는 일일 수도 있다. 이런 모순들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도 이 소설의 또다른 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할아버지는 위기에 처한 위가보와 민도희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소설은 우리에게 혈통보다 더 크고 소중한 것은 사랑이라는 큰 가치를 시사하고 있다.

　　리련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