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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로년’□ 신연희
 
발포인:김혜숙 발포시간:2020-04-23 클릭:

2020-04-22 08:55:21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은교》에서 백발의 시인의 대사이다. 녀고생과 로년의 시인 그리고 젊은 제자 사이에 얽힌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지만 수많은 관객들이 인상적으로 꼽는 ‘나이 듦’에 대한 대사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동안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영화나 책들을 많이 봐왔다.

오늘 공유하려는 책 역시 ‘로년’에 대한 책이다. 조금 특별하다면 책은 ‘늙은 동물은 무리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담아냈다.

이 책을 지은 이는 할머니이다. 책을 출간한 시점의 나이가 76살이다. 많은 책을 쓴 동물학자이고, 특히 기린에 관해서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해박한 전문가일 것이다. 이 할머니가 갑자기 늙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리유는 뭘가?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앤 이니스 대그의 《동물에게 배우는 로년의 삶》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늙은 동물이 오랜 세월을 살며 쌓은 풍부한 경험 덕에 무리생존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뭄이 닥치면 40년 전에 갔던 서원지로 무리를 끌고 가 물을 찾는 방법을 보여주는 코끼리 가모장, 휴식 취할 장소나 사냥 전략, 새끼들의 보모역할을 하는 늙은 범고래, 나이가 들어도 무리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 싸우는 늙은 암컷 랑구르원숭이 등 끊임없이 등장하는 다채로운 일화 덕분에 지루할 틈 없이 다양한 늙은 동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는 늙은 동물들의 신비로운 이야기와 애틋한 사연은 저자의 말처럼 오히려 동물이 인간보다 슬기롭게 로년을 헤쳐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늙은 동물의 역할에 대해 가장 일찍 알려졌고 그래서 유명한 사례는 사람처럼 페경을 경험하는 고래다. 페경은 얼핏 보기에 번식에 불리해보인다. 다수 동물이 늙어 죽을 때까지 생식기능을 유지한다. 하나라도 더 낳을 수 있다면 번식에 더 유리할 텐데 왜 생식기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걸일가?

고래도 바보는 아니다. 고래는 새끼를 기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새끼를 노리는 포식자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필요하다. 례를 들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심해로 잠수해야 하는 고래가 그때마다 새끼를 수면 가까이에 홀로 둔다면 자식이 장성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해결책이 고래 할머니다. 자기가 직접 새끼를 낳아 기르기보다는 손주를 돌보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고래 할머니의 계산이다.

집단에 대한 늙은 개체의 이런 기여는 인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통계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동물의 경우와 다르게 인간사회는 이런 명제를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18세기, 19세기 핀란드와 카나다에 거주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50세가 넘은 할머니가 있는 가정은 10년마다 손주가 평균 두명씩 더 많아졌다. 할머니가 장수할수록 자손이 번성하는 데 더 유리하다는 말이다.

《총, 균, 쇠》의 저자로 유명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이런 조부모의 영향력이 인류의 진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로인은 어린 친척을 신체적으로 돕는 동시에 일생의 귀중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어린 친척의 생존률을 높였다. (기근이나 태풍, 류행병, 적의 습격 등) 재난은 드물게 일어나지만 대처법을 모르면 부족 전체가 몰살당할 수 있다. 따라서 로인의 지식은 지금의 도서관이나 인터넷에 있는 정보와 같은 역할을 했다.’

이 책을 보니 로인의 역할은 최소한 포유류가 나타난 이후 지금까지 퇴색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겠다. 로년기는 고령화 때문에 수명이 길어진 현대인에게만 유별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물은 이미 오래전부터 로년을 잘 활용해왔고, 사람도 례외는 아니다.

이 책의 한 부분을 적어본다.

‘번식은 진화론의 주추돌이다. 그렇다면 로년에 이른 사회적 동물의 삶이 진화적으로 중요할 수 있을가? 진화적 관점에서는 늙어서 식량을 축내기보다는 차라리 죽는편이 더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동물이 늙어서도 살아가는 것을 보면 무언가 진화적 리유가 있음이 틀림없다. 늙은 사회적 동물이 집단에 꼭 필요한 리유는 두가지다. 첫째, 후손에게 물려줄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둘째, 환경과 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젊은 구성원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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