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版
현재위치:페이지-문화-‘옛 것’에서 옛 사람들의 삶의 의미 찾는다
 
‘옛 것’에서 옛 사람들의 삶의 의미 찾는다
 
발포인:김혜숙 발포시간:2023-10-19 클릭:

 

그에게 옛날 물건들은 과거의 삶을 보여주는 창문으로 과거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리해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농경민족인 우리 민족의 고유의 전통생활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생활문물은 불과 30, 4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생활공간에서 우리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살아 숨쉬였다. 하지만 현대문물에 밀려 시나브로 저만치 사라져가면서 이젠 골동품처럼 박물관에 들어앉아있다.


조상들의 생활유물을 만지며 뚜벅뚜벅 걸어온 김인국이다.


김인국(60세)은 그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녹아있는 다양한 민속문물들을 고이 모아두고 있다. 그의 ‘문물창고’에 가면 과거, 먼 옛날로 돌아가 ‘그땐 그랬었지’하며 옛집과 그리운 옛사람 그리고 마음의 고향을 만날 수 있다.

고풍스러운 자태로 빛을 내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장롱, 소박해보이나 결코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도자기들, 조상들의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취사도구들과 아름다운 산천을 담아낸 민속화와 같은 민속문물과 해방전쟁시기와 항미원조시기 병사들이 사용했던 2000여매도 더 되는 훈장과 같은 홍색문물 등 값으로 따지기 어려운 희귀 유물이 즐비하다.

올해로 연변천지조선족민속문화연구원을 8년간 운영해오는 그가 처음부터 이런 유물을 념두에 둔 것은 물론 아니다. 그의 문물수집 이야기는 1992년 우연히 허물어져가는 초가집에서 버려진 옛 물건을 주으면서 시작되였다.

“헐망한 초가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기도 하고 시내로 이사를 하면서 농촌이 막 모습을 바꿀 때였지요. 초가지붕은 전부 번듯한 기와로 바뀌고 길을 넓히느라 집들은 순식간에 없어지고 모든 게 썰물처럼 빠져나갔어요. 그때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지게 해서는 안되겠다, 누군가 한 사람은 이걸 붙들어남겨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었지요.”

그리고 자신이 그 ‘한 사람’이 되였던 것이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것에 대한 련민과 사명감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때 그는 엄청난 금맥 하나를 잡은 듯한 느낌이였다고 한다. 다니면 다닐수록, 캐내면 캐낼수록 우리 농촌에 묻혀있던 문화적 재산이 무한정으로 나오니까 기가 막히더란 말이였다. 매일 감탄하면서 다녔단다.

“동네 한바퀴 돌고 로인들 잡고 인터뷰하고 그랬지요. 제가 농촌에만 가면 눈빛이 달라진다고 하기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농촌 사람들이 “이까짓 거”하면서 내다버리는 농기구나 민구들을 정성스레 수집해 보관하면서 갈 데 없어 류랑하던 유물이 그의 집안에 들어찼다. 수만점으로 쌓여가는 귀한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보여주며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연변천지조선족민속문화연구원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거칠고 가치 없다고 홀대받기도 했던 조상들의 생활유물을 만지며 뚜벅뚜벅 걸어온 김인국이다. 그 길이 분명 외롭고 고단했을 텐데 단 한번도 탄식하지 않고 안달하지 않으며 할 일을 해왔다. ‘조상의 지혜가 깃들어있는 민속문물’이라는 말을 우리 앞에 던져준 사람, 그의 ‘문물창고’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있는 생활유물 안에 들어있는 혼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는 단순히 민속문물을 라렬하는 것을 넘어 당시의 시대상과 추억을 그대로 소환하는 자신의 보물을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하면서 교양의 령역을 확장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문화를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김인국은 연길시 ‘로병의 집’ 홍색문물 전람장에 전시에 사용했던 전화기, 의료가방, 도구상자 등 군용품과 다양한 홍색문물 100여점을 무료로 기증했다. 연길시박물관, 장백산민속박물관에 진렬되여있는 베틀, 탈곡기, 자개장, 두부 나무통 등 수많은 민속 문화재도 김인국의 소장품중 일부분으로 우리의 력사문화를 리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되였다. 중앙민족대학 민족박물관에도 김인국이 기증한 조선족 민속악기, 전통복장 등이 진렬되여있다.

2015년 8월에 연길에서 있은 제2회 중국(연길) 민간예술박람회에서 국가민간예술품박람회 최고 예술품감정사이며 고궁박물관 고급 전문가인 선국강은 “김인국 선생이 수집한 민속예술품들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라전공예기법으로 장식된 반닫이는 전국소수민족민속예술품중에서도 국보급 보물로 손꼽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인국은 문물수집을 통해 우리 민족의 삶과 지혜를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옛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삶을 살았지만 그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쌓아왔어요. 문물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삶의 리해하고 그들의 지혜를 배우고 또 알리고 싶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과 풍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삶의 뿌리를 간직하려는 것이 김인국의 평생 소망이기도 하다.

민속은 오랜 력사에 거쳐서 축적된 생활 그 자체이며 그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하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는 생활문화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요소가 실제생활에 추가되는 반면에 어떤 부분은 소멸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산업발달에 따른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외래문물의 과다한 류입 등은 전통문화의 근간을 흔들기 시작했다. 더구나 전통적 생활양식의 산물인 유형적 민속자료들이 그 의미와 가치가 밝혀지기도 전에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사라지는 것들이 마음이 걸려 김인국은 지금도 틈틈이 옛날 물건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창고는 발디딜틈도 없이 ‘옛 것’들로 들어찼지만 여전히 발품을 팔아 옛날 물건을 찾아다닌다.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옛 것들이 숨어있어요. 새로운 옛 것을 발견할 때면 마치 보물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는 옛날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게 옛날 물건들은 과거의 삶을 보여주는 창문으로 과거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리해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인쇄 | 창닫기
1600*900화소、IE8.0이상 브라우저를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소유:연변도서관 Yan Bian library Copyright 저작권소유
주소:길림성 연길시 문화거리 399 호
吉ICP备07003547号-1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5号
근무시간:여름 8시 30-17:00, 겨울 8시 30-3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