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2 16:40:02
밥은 사랑이다.
한술 더 뜨라고, 한술만 더 뜨라고
옆에서 귀찮도록 구숭거리는 녀인네의 채근은
세상 가장 찰지고 기름진 사랑이다.
그래서 밥이 사랑처럼 녀인처럼 따스운 리유다.
그 녀인 떠난 후 주르륵 눈물밥을 삼키는 이유다.
밥은 사랑이다.
다소곳 지켜 앉아 밥숟갈에 촉촉한 눈길 얹어주는
녀인의 밥은 이 세상 최고의 사랑이다.
사투리로 구시렁거리며 한 술만 더 뜨라고 주문을 외는 앞의 녀인은, 효도를 기다릴 새없이 떠나간 그 녀인일 것이다. 다소곳 지켜 앉아 밥숟갈에 촉촉한 눈길 얹어주는 뒤의 녀인은 검은 머리로 만나 파뿌리로 가는 동행일 것이다. 더운밥 먹을땐 더운 줄 모르지만, 집 나와 찬밥, 눈칫밥 먹노라면 저 두 녀인의 밥이 한없이 그리울 것이다.‘밥’이라는 글자에 공기 두 개가 보인다. 엄마 밥, 아내 밥.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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